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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차가 좋은 차라는 말, 저도 한때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인의 BMW M5 조수석에 앉은 날, 그 믿음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방지턱을 넘을 때 묵직하게 올라오는 충격이 오히려 고속도로에서 압도적인 안정감으로 돌아오는 경험, 직접 겪어보니 이게 왜 1억 7천만 원짜리 세단인지 조금은 이해가 됐습니다.



탄탄한 승차감, 단점인가 개성인가

처음 조수석에 앉았을 때 느낀 첫인상은 솔직히 '딱딱하다'였습니다. 서스펜션을 컴포트 모드로 설정해도 일반 세단과는 확연히 다른 단단함이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컴포트 모드란 M5의 어댑티브 서스펜션(Adaptive M Suspension) 설정 중 가장 유연한 단계로, 일반적인 고성능 차량의 스포츠 모드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즉, 이 차의 '편안함'이란 애초에 다른 기준점에서 시작합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꽤 직접적으로 전달됐습니다. 제네시스 G80이나 BMW의 SUV 라인업처럼 출렁이며 충격을 흡수하는 방식과는 결이 달랐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점이라기보다 M5가 의도적으로 선택한 방향성처럼 느껴졌습니다. 타협 없이 노면 정보를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일종의 선언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판단이 맞다는 걸 확인한 건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나서였습니다. 시속 100km를 넘어서자 그 단단한 하체가 차체를 땅에 못 박듯 잡아주는 느낌이 왔습니다. 이 차가 주는 안정감은 부드러움이 아닌 단단함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럭셔리 세단의 승차감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단단함 자체가 M5를 M5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 어댑티브 M 서스펜션: 컴포트 설정에서도 일반 세단 대비 현저히 탄탄한 하체 특성 유지
  • 방지턱 통과 시 충격 전달감은 다소 직접적이나, 고속 주행 시 압도적인 안정성으로 전환됨
  • 제네시스 G80, BMW X5 등 럭셔리 세단·SUV 대비 승차감 지향점 자체가 다름
요약: M5의 단단한 승차감은 결함이 아니라 고속 안정성을 위한 의도적 세팅이며, 그 진가는 고속도로에서 드러납니다.

 

V8과 전기 모터가 만들어낸 가속 성능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V8 4.4리터 트윈터보 엔진이 깨어나며 중후하고 절제된 배기음이 실내를 채웠습니다. 크지 않지만 묵직한 그 사운드는 과시보다는 자신감에 가까웠습니다. 동시에 전기 모터가 즉각적으로 토크를 밀어 넣으며 속도가 무섭게 치솟았습니다.

여기서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란 외부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순수 전기 모터로만 달릴 수도 있고, 내연기관과 함께 최대 출력을 끌어낼 수도 있는 구조입니다. BMW M5는 이 PHEV 시스템을 통해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 727마력(출처: BMW 코리아 공식 사이트)을 냅니다. 2.4톤이 넘는 공차중량을 감안하면 솔직히 믿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경쟁 모델인 아우디 RS7이나 메르세데스-AMG E 63과 비교하면 초반 발진 순간에는 무게 때문에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속 60km 이상의 재가속 구간에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가 조수석에서 체감한 그 순간은 '거인이 달리기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DCT 미션(Dual Clutch Transmission, 두 개의 클러치를 이용해 변속 충격 없이 빠르게 기어를 바꾸는 자동화 수동변속기)의 특성상 저속 발진 응답성이 아쉬울 수 있는데, 전기 모터가 그 공백을 정확히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이 조합이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또 인상 깊었던 건, 바워스 앤드 윌킨스(Bowers & Wilkins, B&W) 오디오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영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B&W가 차량용으로 튜닝한 것으로, 마치 전용 콘서트홀에서 듣는 것 같은 음장감을 제공합니다. 가속의 흥분과 고급 음악이 동시에 쏟아지는 그 조합, 제 경우엔 그게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습니다.

요약: PHEV 시스템의 전기 모터와 V8 엔진의 조합은 고속 재가속 구간에서 경쟁 차종을 압도하며, 무게를 완전히 잊게 만듭니다.

 

데일리카로 쓸 수 있는 M 감성의 가치

레이싱 트랙에서나 빛날 것 같은 차가 출퇴근길에서도 운전자를 두근거리게 만든다면, 그건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M5를 직접 겪어보니 그게 정확히 이 차가 노리는 지점이었습니다. 저속 정체 구간에서도 V8 엔진의 아이들링 진동이 시트를 통해 은근히 전달되고, 가속페달을 살짝만 눌러도 차가 살아있다는 감각이 옵니다. 이 느낌은 어떤 전기차나 럭셔리 세단도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는 시대에 이런 고성능 세단의 존재 가치가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FSD(Full Self-Driving,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가 아무리 발전해도 운전 행위 자체에서 오는 도파민, 즉 내가 이 기계를 직접 다루고 있다는 물리적 쾌감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봅니다.

1억 7천만 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사용 목적에 따라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고 말하겠습니다. 파나메라나 테슬라 모델 S 플레드 같은 경쟁 차종과 비교해도 고속 안정감과 운전 재미 측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출처: 카이즈유 자동차 데이터)가 있는데, 제 짧은 동승 경험으로도 그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BMW가 M 라인업을 통해 하는 일이 있습니다. 3시리즈, 5시리즈를 타는 오너들로 하여금 언젠가 M3, M5를 갖고 싶다는 동경을 끊임없이 심어두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막연하게 고성능 세단을 꿈꿔온 저 역시 그 전략에 완벽하게 포섭되어 있었다는 걸, 그날 조수석에서 확인했습니다.

요약: M5는 트랙이 아닌 일상에서도 운전의 즐거움을 잃지 않는, BMW M 철학의 가장 완성된 형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BMW M5 승차감이 너무 딱딱하다던데 데일리로 타기 불편하지 않나요?

A. 제가 직접 동승해봤을 때 방지턱에서 충격이 꽤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건 사실입니다. G80 같은 럭셔리 세단에 익숙하다면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고속도로에서는 그 단단함이 오히려 놀라운 안정감으로 바뀌기 때문에, 주 사용 환경이 고속 주행 위주라면 오히려 강점이 됩니다.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의 컴포트 모드를 활용하면 시내 주행도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Q. M5 PHEV는 연비가 실제로 좋은가요? 충전 안 하면 의미 없지 않나요?

A. 솔직히 M5의 PHEV 시스템은 연비 절감보다는 퍼포먼스 극대화에 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전기 모터가 더해지면서 시스템 합산 출력이 727마력까지 올라가고, 특히 DCT 변속기의 저속 발진 아쉬움을 전기 모터가 즉각 보완해줍니다. 충전 없이도 내연기관 단독으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고속 재가속 성능을 최대한 즐기려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Q. BMW M5 vs 아우디 RS7, 어떤 차가 더 나은가요?

A. 제 경험상 두 차는 지향점이 조금 다릅니다. RS7은 초반 발진 응답성에서 강점을 보이고, M5는 고속 재가속 구간과 고속 안정성에서 압도적입니다. 또한 M5는 PHEV 시스템을 통해 전동화 시대에 맞는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운전의 능동적인 재미를 더 중시한다면 M5가, 그랜드 투어러적 안락함을 원한다면 RS7 쪽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Q. 바워스 앤드 윌킨스 오디오가 정말 그렇게 좋은가요?

A. 제가 탔을 때 음악을 틀어봤는데, 그 공간에서 이 퀄리티가 나온다는 게 처음엔 실감이 안 됐습니다. 바워스 앤드 윌킨스(B&W)는 영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 브랜드로, 차량 실내 환경에 맞게 별도로 튜닝된 시스템을 탑재합니다. 폭발적인 가속감과 함께 고음질 음악이 동시에 흘러나오는 경험은 꽤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결론

짧은 동승이었지만, BMW M5는 저에게 꽤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부드러운 차가 좋은 차라는 기존 생각을 바꿔놓은 건 단단한 하체가 고속에서 보여주는 안정감이었고, 2.4톤짜리 거인이 시속 100km 이상에서 재가속하는 순간은 숫자로는 설명이 안 되는 감각이었습니다. PHEV 시스템이 단순한 친환경 포장이 아니라 퍼포먼스를 위한 진지한 선택이었다는 것도 직접 겪어보니 이해가 됐습니다.

1억 7천만 원이 부담스럽다면 그건 당연한 반응입니다. 하지만 이 차가 목표로 하는 건 이동 수단으로서의 합리성이 아니라, 운전이라는 행위에서 최대한의 감각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그 철학에 공감하는 분이라면, BMW M5 시승 기회가 생겼을 때 절대 거절하지 마시길 권합니다. 저처럼 꽤 오래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v0ca6ojgc9c